GGGS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 2023. KAIST GGGS. ALL RIGHT RESERVED.

배충식 교수 1:1 대면 인터뷰

Date 2024-03-22

Interviewer

Q1. 교수님의 간단한 소개와,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긴 이력서는 제 홈페이지에 있지만,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학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고, 항공우주연구원이 생기기 전에 우주공학실이 있었어요. 거기서 당시 우리나라 우주 개발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일과 우리 발사대 위치 선정하는 작업 등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국 Imperial College London으로 가게 됐어요. 기계과로 가서 가솔린 엔진을 공부하고 포닥을 하면서는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을 했어요. 베이스는 항공우주 프로젝트이지만 거기서는 자동차를 한 거죠. 돌아올 때쯤 충남대학교에서 항공과가 생겨 여기 와서는 제트 엔진 연소 실험실을 만들었어요.항공우주연구원에서 우주개발, 발사체나 제트엔진 쪽 일도 하다가 카이스트 엔진 실험실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Q2. 교수님께서는 현재 무엇을 연구하시나요?

줄곧 연소공학을 했는데, 연소공학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대체 연료와 현재 연소기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줄이는 것, 그리고 연비를 좋게 하는것이었어요. 연비를 좋게 한다는 것은 CO2가 적게 나오게 하는 것인데, 이후에 탄소중립이 이슈가 되면서 현재는 탄소중립 연료를 연구합니다. 처음 실험실은 엔진 연구실이라고 이름 지어서 25년정도 유지를 했어요. 항공쪽도 간간이 하면서 전략 유도 미사일에 들어가는 추진체를 했었는데, 그러다가 연구실 이름을 미래 수송동력 연구실로 바꿨습니다. 바꾸게 된 동기가 탄소중립 때문이었어요. 기존 연소나 엔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많은 사람들이 ‘화석 연료는 떼는 기존 내연기관, 사라져야 할 물건’이라고 생각을 해서, 탄소중립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연구의 개념으로 “미래”라는 말을 사용하여 Future Transport Power로 바꿨습니다. 하이브리드형 프로젝트와 수소 엔진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Q3. 교수님께서는 어떤 수업을 가르치시나요?

탄소중립 에너지 동력공학을 3년 전에 특강으로 개설해서 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정식 교과목이 될 것이고, 학석사 과목입니다. 석박사 과목은 모빌리티 동력과 환경인데, 이 수업은 조금 더 깊게 들어가는 수송 동력 장치에 관한 수업입니다. 탄소중립 에너지 동력공학에서는 주로 자동차 쪽에 탄소중립이 어떻게 달성되는가, 배터리 전기차, 퓨얼셀 차, 탄소중립 연료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 내연기관차, 모든 과정을 다룹니다. 일부로 선수과목을 두지 않았어요. 어떤 선수 과목을 공부했더라도 다루는 범위가 워낙 넓어서요. 커버리지가 넓은 대신 많이 깊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과목 기준으로 보면 배터리 전기차의 배터리에 대해선만 해도 화공과, 화학과, 신소재, 기계과에서 다루는 수십개의 과목이 있을 텐데, 저는 큰 틀에서의 에너지 밸런스, 그리고 CO2 저감에의 기여.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고 오더라도 들을 수 있도록 합니다. 전자과, 기계과, 원자력과, 재료과를 모두 커버하는 것이라 전공에 관계없이 수강할 수 있습니다.

Q4.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연료에서 지속가능성은 원래부터 이슈였죠. 원래 하고 있던 것이 환경 친화적인 연소였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 조금 더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탄소중립 requirement 때문에 그래요. 원래 의미의 지속가능성은 반드시 탄소중립이어야 하는 건 아니예요.

Q5. 카이스트에서 개발할 것으로 기대하시는 기후 기술은 무엇인가요?

너무나도 많죠. 우선, IEA에서 나온 Net zero emission 시나리오를 보면 CO2 저감에 기여하는 8개의 필러 테크놀로지가 있어요. 카이스트가 전부 해야 합니다. 제 기억에 임팩트 순으로 보면 Renewable, Electrification, 수소, 바이오 에너지, Behavioral change, Fuel shift, CCUS 이렇게 8개가 있어요. 이 모든 것이 카이스트가 해야 하는 이유는 IEA가 2021년에 8개의 필러 테크놀로지를 내놓으면서 각각 다양한 기술들이 있는데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기술 중 실현되지 않는 게 반 이상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작년 9월엔 업데이트가 되면서 조금 줄기는 했네요.

Q6.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기술이 아직 거기까지 못 갔다는 거예요. 대표적으로 핵융합이 있어요. 핵융합도 리스트 되어있어요. 그런데 핵융합이 2050년 탄소중립이 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냐? 그건 몰라요. 실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거죠.

Q7. 기술은 완성되었는데 정책이나 인식이 뒷받침되지 않아 세상에 나오지 못한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IEA가 말하는 기술이 안된다는 건 핵융합처럼 기술 자체가 없는 게 반 이상이라는 거예요. 기술은 있는데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은 건 제가 볼 때 99%예요. 두 가지 면이 있어요. 하나는 기술은 되는데 economic viability가 떨어지기 때문에 서포트를 못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술이라는 것은 좋고 나쁘고를 떠나 모든 기술은 좋은 점과 나쁜점이 있기 마련인데, 정책으로 인해 기술 발전의 씨앗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예요. 아직 아이디어만 있고 실현되지 않은 기술을 카이스트에서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conomic viability가 아직 없는 기술을 연구해야 해요. 선제적인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를테면 핵융합, CCU 중에 Carbon Capture 기술이 있어요. Direct air capture가 최대한 효율적이고 경제성을 가지게 하는 기술 등이 선제적인 기술에 해당되죠. 제가 하고 있는 수소 활용 기술도 아직 충분히 확보됐다고 말할 수 없고, 수소 생산 기술 역시 Economic viability가 확보되지 않았어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또한 기존의 엔지니어링 차원에서 보면 성숙된 기술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이 또한 Economic viability죠.

Q8. 사업화를 생각하시는 기후 기술이 있나요?

저는 없어요.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기술들이 굉장히 커다란 시스템 기술의 어느 부분에 physical insight를 제공하거나, 파라미터 스터디라고 해서 최적의 설계를 하기 위한 방법론을 하는 등의 기술이라서, 엄밀히 말하면 매우 과학적인 observation이나 컨설팅에 해당하는 일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업화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고요, 사업화를 꼭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해봤을 때 아마도 수소 활용 기술이 CCU와 합쳐지면 탄소중립 연료를 매우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 다양한 연료를 활용하는 기술 등을 사업화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9. CCU 기술의 실현 가능성은 어느정도로 보시나요?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결국 이것도 경제성이에요. 탄소중립 연료를 여러 나라에서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도 예산이 크지는 않지만 E연료 엔진 개발 중에 있어요. 일본과 독일은 E연료가 양산화되고 관련 기술들이 모두 commodity가 되면 2050년에는 현재 가솔린 가격에 E가솔린을 만들 수 있다고 했었는데 얼마전에 2040년, 35년으로 앞당겼어요. 저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봐요. 대략 15년 정도.

Q10. GGGS에서 학생들이 얻어갈 수 있는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후 위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돌파하는 기술과 사회적인 서포팅 기재들, 금융, 세금, 인센티브, 사회 인프라, 행동의 변화, 등을 아우르는 눈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저는 가장 큰 성과라고 봐요. 거기에 자신만의 큰 관점을 가지고 그 중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겠다, 내 특기가 무엇이고, 무엇을 하고 싶고, GGGS에서 배운 것 중 쓸만한 것이 무엇이기 때문에 기후위기를 돌파하는 탄소중립 기술과 사회 시스템에 내가 어떤 역할을 하겠다라는 자기 정체성을 만들고 나가게 된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학자든 과학자든 경제학자든 상관없이 정말로 행동하고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에요.

Q11. 양성하고 싶으신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전체를 보는 눈이 꼭 필요하고, 포용력있는 사람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술이나 사회 시스템들은 불확실하고 확립되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 많아요. 이상에 치우치지도 않고, 이익에 치우치지도 않게 서로를 설득하고 이해하면서 이 사람들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포용력 있는, 그러니까 들을 수 있고, 불확실한 기술과 사회, 정책 메커니즘에 대해서 항상 겸손하고 열린 마음이 중요할 것 같아요.

Q12. 녹색성장과 지속가능성을 한마디로 정의해주실 수 있나요?

사고의 혁신, 행동의 혁신, 기술의 혁신, 사회 시스템의 혁신. 모든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녹색성장이나 지속가능성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새로운 틀에서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의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