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2026-04-07
Interviewer
간략한 자기소개와 이력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AIST GGGS 및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정성윤입니다. 저는 에너지 소재의 원자 수준 결함과 구조를 직접 관찰하고 제어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KAIST에서 석박사를 거친 후 MIT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료를 연구하였고, 이후 인하대학교를 거쳐 2012년부터 KAIST에서 결정결함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산화물 에너지 재료에서 원자 단위의 구조-물성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무엇을 전공하셨고, 어떤 수업을 하고 계시나요?
저의 전공은 재료공학, 그중에서도 세라믹 및 산화물 재료의 결함화학(defect chemistry)과 계면과학(interface science)입니다. 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한 원자 수준 분석이 저의 핵심 방법론이고, 이를 통해 에너지 저장·변환 소재의 근본적인 구동 원리를 이해하는 연구를 해왔습니다. KAIST에서는 결정학, 결함화학, 에너지 재료 관련 과목들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결정 내 원자 배열과 결함이 재료의 물성을 어떻게 결정짓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 에너지 소자의 성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가르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 연구가 처음부터 지속가능성에 목표를 두고 시작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MIT 시절 리튬인산철 양극재료 연구를 하면서 에너지 저장 재료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는데, 당시에는 재료의 기초과학적 이해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계속하다 보니 제가 다루는 산화물 재료들이 이차전지, 수전해 촉매, 세라믹 커패시터 등 탄소중립과 직결되는 에너지 기술의 핵심 소재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연구를 시작하면서, 원자 단위에서 촉매 구조를 이해하고 개선하는 것이 곧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일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결국 좋은 기초과학이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교수님께서 하고 계시는 분야의 연구가 있다면 설명해 주세요. (만약 없다면) 해당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해야 할 연구는 무엇인가요?
현재 저희 연구실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연구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산소발생 촉매 연구입니다.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산소발생반응이 가장 큰 에너지 손실 원인인데, 저희는 페로브스카이트와 이리데이트 계열 산화물 촉매에서 높은 활성도와 우수한 내구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촉매 설계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촉매 표면이 산소발생 반응 중에 실시간으로 어떻게 변하는지를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하는 데 성공하여 학계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둘째는 에너지 재료의 계면·결함 구조 제어입니다. 산화물 결정에서 grain boundary나 표면에 도펀트가 어떻게 편석하는지를 원자 단위로 규명하고, 이를 제어함으로써 재료 전체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이차전지 양극재와 세라믹 커패시터 분야입니다. 양극재에서 전기화학 사이클 없이도 격자 변형에 의한 산소 방출 현상이 발생함을 직접 규명하거나,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의 입계 편석을 최적화하여 DC-Bias 유전 특성을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학생들이 GGGS에서 가장 크게 얻어갈 수 있는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GGGS의 가장 큰 강점은 기술과 정책, 경제를 아우르는 융합적 시각을 기를 수 있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저처럼 에너지 소재를 연구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리 좋은 촉매나 배터리 재료를 개발해도 그것이 실제 에너지 시스템과 정책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모르면 그 기술의 파급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GGGS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 기술이 탄소중립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어떤 정책적·경제적 맥락에서 의미를 가지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런 넓은 시야를 가진 인재는 학계에서든 산업에서든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GGGS 학생분들과 앞으로 입학할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에너지와 환경 문제는 한 분야의 전문가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재료를 만드는 사람,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때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합니다. GGGS는 그런 소통과 융합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 여러분이 이곳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깊이 있게 키우면서도 다른 분야에 대한 열린 호기심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만드는 좋은 재료와 좋은 정책이 모여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